밖에 나가긴 싫은데 간식으로 먹을 음식을 생각하다가
입안 가득 탱글탱글한 식감을 느끼고 싶어서 푸딩을 찾아봤다.
들어가는 재료는 정말 간단했다. 설탕, 우유, 계란, 물... 오 집에 있는 걸로 금방 하겠는데 했는데
엄마가 감자전을 하러 부엌에 나갈 때 따라가 감자를 깎고 뒷정리를 하다가 그게 다 끝나갈 때쯤 시작했다.
설탕이란 게 하얀색이 있고, 갈색이 있고, 어두운 갈색이 있는데... 사실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찾은 영상엔 하얀설탕이나 어두운 갈색설탕으로 시럽을 만드는 것만 나와있었는데
집에는 갈색설탕만 있어서 그걸로 시럽을 만들었다.
물 : 설탕 = 1 : 2 (큰수저기준)을 냄비에 넣고 끓이면 설탕이 녹다가 조금씩 끈적끈적해진다.
휘저으면 바닥이 드러날 때 설탕이 그대로 굳는다고 하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 물을 좀 많이 넣어서 그런지 그런 일은 없었다. 빨리 졸여야 할 판이었던 것.....
시간이 오래 지나면 스카치 커피캔디 냄새가 난다.
만약에 푸딩을 먼저 만들었다면, 푸딩을 식힌 상태에서 시럽을 그 위에 끼얹어 먹으면 되고,
시럽을 먼저 만들었다면, 조그만 용기 바닥에 시럽을 얇게 깔듯 부어 식힌다.
나는 시럽을 먼저 만들어서 식혀 놓았다.
푸딩은 계란 1알 : 설탕(2큰술) : 우유 150ml 비율로 일단 섞어야 한다.
어느 영상은 계란 노른자만 사용하라고 나온 것도 있고,
아님 계란 흰자도 사용하되 바닐라 익스트렉도 사용하라고 나온 것도 있었는데
집에는 바닐라익스트렉이 없고, 이미 계란 한 알 깨뜨려 놓은 상태라서 그냥 했다.
나중에 나는 이 말을 무시한 걸 먹으면서 후회했다.
코 감각이 둔해 계란의 비린내를 직접 맡지는 못했지만, 먹으면서는 그 비린내가 약간 느껴졌기 때문이다.
계란에 설탕넣고 돌리다가 우유를 넣고 돌려도 알끈 주면의 흰자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그 알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꼭 물 빼는 망이나 체로 한번 걸러주어야 한다.
그렇게 걸러낸 계란물을 아까 식혀놓은 시럽 위에다가 적당히 붓는다.
해보고 나서 쓰는건데........................................ 진짜 조그만 용기를 써야겠구나 싶다.
이 다음은 이제 그 상태로 약불로 중탕해서 계란물이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익히는 것인데
너무 커다른 유리그릇에다 150ml를 한번에 부어 중탕을 하니까 잘 익지를 않는다.
시간을 재보지않고 옆에서 살짝 찔러보면서 익는 걸 봤는데, 체감상 15분은 넘긴 것 같았다.
물이 좀 많이 졸아들 때쯤 제대로 탱글탱글하다 싶어 불을 끄고 칼로 살짝 넣어봤을데
묻어나오는 것 없이 잘 익었으면 냉장고에 넣고 1시간 정도를 식힌다.
꼭 한 시간을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푸딩은 역시 차갑게 먹어야 제맛이지.
나는 빨리 먹고 싶어서 40분정도 기다리다 바로 꺼내 먹었는데
첫 시도 치고 모양만 봐선 흐뜨러지거나 공기방울없이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맛이.... 뭔가 느끼한 게 올라와서 중간에 좀 쉬었다 먹었다.
예전에 우유떡이라는 게 유행할 때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그 익은듯 익지않은 우유의 느끼한 맛은 한번 맛보면 그 담엔 그닥 맛보고 싶지 않는 맛이다.
계란의 비린 맛도 좀 남아있기도 했고.. 하필 보고있던 TV에서 라면을 먹는 걸 보여줘서.............
혹시나 다음번에 또 만들게 되면 그 때는
우유와 설탕비율을 다르게 하던지 해서 우유비린내도 좀 줄이고 계란도 노른자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몇 달간은 안 찾을 것 같다.
내가 잘 못 만들어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그냥 사먹는 게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