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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입맛 잡기

고기없는 미역국

고기를 언제나 사다두고 먹는 편도 아니고, 사올 때마다 다른 고기를 사오는데 

소고기든, 돼지고기든 작게 잘라 볶아서 만들면 맛있는 미역국을 만들 수 있다. 

또 고기 대신 조개종류를 넣어 끓여도 맛있는 맛이 난다.  

하지만 집에 고기가 없거나 뒷맛이 깔끔한 미역국을 먹고 싶다면,

고기없이 미역국을 끓여도 충분히 맛있는 미역국을 만들 수 있다. 

생각해보면 미역국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가장 중요한 건 미역이랑 국물이지,

그외 들어가는 재료들은 각자 자기 입맛취향대로 만들어보는 게 가장 좋은 레시피인 것 같다. 


계량 : 밥 먹는 숟가락

재료 : 미역, 국간장, 일반 소금, 참(들)기름, (+다시마, 멸치, 얼린 마늘 큐브)

 

1. 미역을 불린다.

미역마다 종류가 다르면 씹는 맛에 식감이 다르다. 

미역국으로 끓여낼 때는 물미역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마른 미역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보통 이런 미역들을 '돌미역'이라고 하는데, 상품명으로는 산모미역, 실미역 등으로 파는 것 같다. 

손으로 미역을 덩어리로 잡아 두 세 덩어리 정도 넣고 물에 뿔린다. 

보통 1시간 불리라는데, 40분 정도만 불려도 충분히 다 불릴 수 있었다. 

시간재서 딱 맞추기보다 물에 미역을 담가놓고 나서 여유롭게 다른 걸 준비하다보면 다 풀어져있다. 

 

2. 미역 불릴동안 멸치다시마수 우리기

이거는 사실, 생략해도 괜찮다. 맹물로 해도 미역국은 만들어진다. 

하지만 간을 잘 맞출 자신이 없는데, 집에 특별히 맛내는 조미료가 없다면 

그 미묘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따로 준비하는 게 더 낫다. 

냄비에 라면을 끓일 정도의 물에다 자른 다시마 조각 4개정도에 멸치 한 웅큼 넣고 팔팔 끓인다. 

예전엔 아까워서 조금씩만 집어넣곤 했는데, 그러면 생각보다 맛이 안난다. 

자른 다시마나 국물용 멸치가격은 생각보다 크게 비싸지 않다. 아끼지말고 넣자. 

다시마를 빼지 않으면 끈적끈적한 알긴산이 나오는데 

그게 맛에는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아 멸치랑 같이 오래도록 같이 끓이는 편이다. 

팔팔 끓으면 불을 낮춰 다시 몇 분간 끓이다 한 숟가락 떠 넘겨보면 들척지근한 맛이 난다. 

그럼 멸치랑 다시마는 빼버리고 국물만 남겨놓는다. 

 

3. 불린 미역 씻고 자른다. 

미역 불린 것을 만지면 좀 미끌미끌한데, 씻어내면 뽀들뽀들하다.

제대로 씻궈내지 않으면 나중에 미역국 만들 때 약간 연두빛이 나는데, 그렇다고 많이 헹굴 필요는 없다. 

흐르는 물에 세번 정도 행구고 나서 비틀어 물기를 짜낸 후, 도마에 올려놓고 한뼘 크기로 자른다. 

 

4. 불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몇 분간 달궜다가 밥숟가락으로 참기름 두 숟갈 정도 둘러준다.  

불린 미역이 많을 수록 냄비는 큰 게 좋다. 

왜 먼저 달구어야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 참기름 때문인가 싶다. 

약간 달군 상태에서 기름을 둘러주면, 냄비바닥에 기름이 닿자마자 정말 행복한 냄새가 난다.  

참기름만큼 고소한 냄새는 아니지만, 들기름으로 해도 충분히 맛있는 냄새가 난다. 

이때부터 코를 들쑥이며 요리를 한다. 

 

5. 자른미역 냄비에 넣고 기름에 볶는다. 이때 쎈불로 할 것.

미역에 물기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면 넣을 때 엄청 크게 타닥타닥댄다. 꼭 마른 장작이 불에 타오를 때 처럼. 

이 때 겁내지 말고 조리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다보면 미역 숨이 좀 죽으면서 기분 소리가 난다. 

이 때부터는 귀도 행복해질 수 있다. 

미역이 많다 싶으면 기름 한 두 숟갈 더 뿌려주고 좀 더 오래 볶아준다. 

미역은, 오래 볶을수록 더 맛있다. 

 

6. 간하기 

미역을 볶다보면 어느순간, 미역 자체가 축 늘어지고 기름때문에 전체가 반짝반짝 빛날 때가 온다. 

미역이 익었으니 이제 맛낼 시간이다. 

밥숟갈 기준으로 국간장 두 숟갈, 소금 좀 집어넣고, 물과 함께 얼린마늘 조간 한 두개 집어넣는다. 

미역국은 물을 한번에 많이 집어넣고 끓이기 보다 조금씩, 물을 집어넣으면서 오랫동안 끓여내야 맛이 난다. 

처음에는 맹물로, 뚜껑 닫고 있다가 보글보글 끓으면 그 때는 멸치다시마수랑 물을 함께 부어주고

본격적으로 간을 맞춘다. 개인적으로 국간장 두숟갈 소금 두꼬집 정도면 충분했었는데, 

무러준 물의 양에 따라 멸치다시마수나 국간장, 소금으로 조절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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